요약

지난 주말 오프라인 블로그 카테고리 '멀티미디어' (라고 쓰고 소극장이라 설명하는) 에서 '이상한 나라의 카부토' 회원분들과 회원분들이 데리고 온 이성친구(애인) 또는 가족분들 100여분이 함께 스튜디오 지브리 블루레이 상영회를 가졌습니다. 어떠한 작품을 볼지 여부는 거수로 정하기로 했는데 한번에 상영회 시간 동안 볼 작품을 모두 정하는게 아니라 1편 보고 거수하고 또 1편보고 거수하는 식으로 정하다보니 의외로 먼저 본 작품에 구애받는게 느껴지더군요. 게다가 점점 더 압도적으로 말입니다.

 

그런데 3편 모두 스튜디오 지브리 20세기 작품들, 그중에서 1980년대 일본 애니메이션 업계를 대표하는 3개 작품이었습니다. 예상하시는 그대로 '천공의 성 라퓨타(1986)', '이웃집 토토로(1988)' ,'마녀 배달부 키키(1989)' 로, 재밌는 것은 그 당시를 살아온 30~40대 분들은 이웃집 토토로를 이웃사촌 토토로로, 마녀 배달부 키키는 마녀 택급편 키키로 부르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경향이 성인들에게만 해당하는게 아니라 회원분들이 데려온 가족분들 중 미성년자들도 그들이 자라면서 본 스튜디오 지브리의 21세기 작품들이 20세기 작품들을 보고 싶다는 것을 의욕적으로 보여줄려고 소극장 의자 위에 올라서서 팔을 최대한 올리는 모습을 봤을 때에는 자신을 데려온 가족 즉 어른의 강요가 아님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스튜디오 지브리의 작품은 초기작이나 최근작이나 퀄리티의 차이를 느끼기 어려운 그저 그 시대가 요구한 최고의 작화 기술의 차이 정도, 시대를 탓하기 어려운 크리에이터들의 센스나 의욕, 숙련자들의 절정에 다다른 기술로 표현했기 때문에 헐리우드의 막대한 자본이 투입된 3DCG 애니메이션에 익숙한 요즘 아이들에게도 스튜디오 지브리의 작품은 전혀 어색하지도, 보기 불편하지도 ... 아니 도리어 이런 신세계도 있었나? 라는 감탄을 자아내게 합니다.

 

스튜디오 지브리의 20세기 작품들을 보고 자라온 부모 또는 부모 중 1명이 자녀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때 자신이 보며 자라온 그들의 작품 중 아이들에게 보여주기 무난한 작품들을 선정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일본이 가장 풍요로웠고 또한 자신들에게 너그러웠던 상황 속에서 만들어진 20세기 작품이 전쟁이 메인 배경인 작품이 많았고 세상 모든 일을 어깨에 짊어진듯할 정도로 진지했었던 21세기 작품보다 낫다고 봤던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저 역시 일년에 한 두 번 스스로에게 여유를 주기 위해서 이웃집 토토로 -> 추억은 방울방울 -> 붉은 돼지 -> 마녀 배달부 키키 등을 질릴 때까지 무한 반복해서 재생시켜놓고 TV를 지나가다 필이 팍!하고 오는 장면이 나오면 그 자리에 앉아 첫경험했을 때의 기억을 되살려 그때 그 기분으로 푸욱 빠져버립니다. 심할 때에는 계절이 바뀔 때 겪는 무료함에 빠져 몸살 감기에 걸리기도 하지만 그런 기분이 나쁘진 않았던지 매년 하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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