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전 영국의 다이애나 전 왕세자비가 교통사고로 생을 마감했을 때 영국은 큰 슬픔에 빠졌다. 그런데 의외로 심리 상담소를 찾는 사람은 절반으로 줄었다는 사실을 아는가? 영국인에게 심리적 충격이 큰 사건인 만큼 우울증이나 상실감, 자괴감 등이 심했을 텐데 예상 밖의 결과다.
전문가들은 그 원인으로 ‘눈물’을 꼽는다. 다이애나의 죽음이 영국인에게 ‘울 기회’를 제공했기에 자연스럽게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었다고. 그래서 이렇게 감정이 깃든 눈물을 흘려 마음속 응어리가 풀리는 현상을 ‘다이애나 이펙트Diana Effect’또는 ‘다이애나 신드롬Diana Syndrome’이라고 부른다.
그렇다면 눈에 티끌이 들어갔을 때, 양파를 썰 때, 매운 음식을 먹을 때도 ‘다이애나 이펙트’를 경험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정답은 No! 눈이 자극을 받아 흘리는 눈물의 맛은 싱겁지만, 기쁘거나 슬플 때 흘리는 눈물에서는 짠맛이 난다고 한다. 이는 두 눈물의 조성 성분이 아예 다르기 때문인데 자극에 의한 눈물은 생리 식염수와 거의 유사한 성분이지만, 감정이 섞인 눈물은 카테콜아민이란 성분을 다량 함유하고 있다.
카테콜아민은 스트레스를 받을 때 우리 몸속에 생성되는 호르몬으로, 만성 위염과 위궤양을 유발하고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는 주범이다. 자하연한의원 임형택 원장은 “눈물과 함께 카테콜아민 성분이 배출되면 스트레스를 자연스럽게 해소할 수 있습니다. 울고 나면 마음이 후련해지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눈물은 스트레스로부터 우리 몸을 지키는 방어 기제인 셈이지요”라고 말한다.
반면에 눈물을 참으면? “우리 몸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예민하게 반응합니다. 수축과 팽창을 빠르게 반복하는 심장 때문에 가슴이 두근거리고 불안감을 느낍니다. 폐에 무리가 가면 호흡에 이상이 생겨 가슴이 답답해지고 한숨이 나오지요.” 즉, 슬플 때 울지 않으면 몸이 대신 운다는 소리!
하지만 현대인은 자신의 감정 표현을 극도로 자제한다. 특히 눈물은 더욱 금기시한다. 인디언 속담 중에 ‘우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라. 눈물은 마음의 아픔을 씻어내는 것이니’라는 것이 있다. 마음껏 눈물을 흘리는 것이야말로 몸과 마음의 병에서 벗어나는 길이니 참지 말고 엉엉 울어버리자. 200억을 호가해 세간의 화제가 된 리히텐슈타인의 ‘행복한 눈물’보다 더 갚진 눈물이 당신의 눈에서 흐를 테니 말이다.
젊은 여성들이 편안한 차림으로 요가 스튜디오에 모여 있다. 그런데 요가 매트 대신 눈물방울을 닮은 폭신한 소파에 앉아 모니터를 보고 있다. 그런데 왜 모두 울고 있는 것일까?
눈물을 뚝뚝 떨어뜨리는 그들의 손에는 날씬한 몸매를 가꾸기 위한 음료수가 들려 있다. 이는 바로 한 음료 회사의 텔레비전 광고. 여성 소비자에게 어필하기 위해 일본 여성들이 새로운 미용법으로 열광하는 ‘눈물 테라피’를 컨셉트로 했다.
실제로 이런 클래스에 참석하는 여성이 많은데, 영화를 틀어놓거나 간호사가 슬픈 이야기를 들려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고 한다. 일본 여성들이 맑고 투명한 피부를 위해, 더 예뻐지기 위해 눈물을 흘리는 데는 이유가 있다. 스트레스가 낳은 또 하나의 스트레스, 피부 트러블 개선에 눈물이 효과적이기 때문.
평상시 눈물 눈이 촉촉하게 젖어 있는 듯 보이는가? 이것이 평상시 눈물이다. 공기나 먼지 등이 눈에 바로 닿지 않게 하고, 달라붙는 이물질이 있으면 씻어낸다. 신체 중 직접 씻지 않아도 되는 유일한 부위가 눈인 것도 ‘평상시 눈물’ 덕분.
반사적 눈물 양파를 썰다가 매운 기운이 눈을 자극하거나 이물질이 눈에 들어갔을 때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주르륵 흐른다. 이는 눈이 스스로 보호하고 살균 작용을 한다는 증거. ‘반사적 눈물’은 생리 식염수와 성분이 같다.
감정의 눈물 슬프거나 기쁜 감정이 복받쳐서 흐르는 눈물이다. 이 눈물은 사고가 복잡한 인간만 흘릴 수 있다. 느끼는 분노나 슬픔이 크면 클수록 눈물의 농도가 진해져서 짠맛이 나는 것도 흥미로운 사실.